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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정치, 구미를 부흥시키는 정치인의 조건

데스크 칼럼> 피어있는 꽃보다 지는 꽃이 되어야
김경홍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3일
ⓒ 경북문화신문

피어있는 꽃보다 지는 꽃이 더 감동적이다. 낙화유수로만 볼 일이 아니다. ‘사람은 이름을 남기고 꽃은 열매를 남긴다’는 의미를 음미하면 지는 꽃의 형상은 더욱 감동적이다.
공인과 사인이 차이는 어디에 있는가.이기주의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애고이즘을 얼마나 극복하느냐의 여하에 달려있다. 타인의 삶을 돌보기 위해 자신을 없애는 일이 쉬운 일인가. 이 과정을 통해 공인과 사인이 구별되고, 득도와 비득도가 구별된다.
그러므로 정치를 잘하려면 자신에 대한 집착을 뒷전으로 눌러앉히는 득도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래야만 추앙받는 정치인이 될 수 있다.이런 까닭에 세상은 꽃이 지고, 그 자리에 열매가 맺히고, 세상이 그것을 양분과 식량으로 삼는 순환과정의 정치세계를 고대한다. .
자아보다 타아를 위해 살다간 순간의 정치인들은 우리 주변에도 얼마든지 있다.
■박세직 전 의원
1998년 4월3일,형곡동의 도서관 옆 모 한정식 식당에서 오찬을 겸해 박세직 전 의원을 만난 적이 있다.
이날 박 전의원은 이런 말을 꺼냈다.
"혹시 내가 말이야, 신한국당(지금의 한나라당)을 탈당하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구미경제도 말이 아니쟎아, 4공단 조성 계획도 주저앉을 것 같고 말이야. 좋은 의견 있으면 후에라도 조언을 좀 해주게나"
그날 오후 3시, 각 매체는 예상했던 대로 박세직 의원이 신한국당을 탈당하고, 부총재 자격으로 자민련에 입당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토해냈다.
1998년 구미 정치는 혼돈이었다, 박세직 전의원의 자민련 입당에 이어 그해 6월 11일에는 박재홍 전의원이 국민회의에 입당했기 때문이었다. 신한국당에 전폭적인 애정을 보내던 당시 구미민심은 크게 동요하기 시작했다. 출렁거리는 민심의 물항아리 밖으로 박 전의원을 비판하는 물줄기가 뿜어져 나올 정도였으니 말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연정을 통해 집권할 당시, 박세직 전의원이 신한국당을 탈당하고,자민련에 입당한 배경의 핵심에는 피폐화된 구미공단 경제가 자리잡고 있었다.
OB 맥주 공장이 광주로 이전되는 것을 시작으로 공동화의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한 것이다. 1996년 9월 30일 3공단 조성을 끝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던 당시 구미시민들의 절절한 소원은 4공단 조성이었다, 그러나 기존 공단이 공동화되는 상황에서 4공단 착공은 엄두지 내지 못할 지경이었다. 특히 4공단 조성계획은 잡혀 있었으나, 수자원 공사는 정부차원의 획기적인 재정지원이 없으면, 수자원 공사의 자력으로 4공단 조성은 엄두조차 낼수 없다고 공언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이처럼 구미공단 상황이 악화일로로 치달으면서 결국 구미는 구미경제 살리기 비상대책위를 구성, 가동시키기에 이르렀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중심에 박세직 전의원이 있었다. 자민련 부총재인 박 전의원은 당시 김종필 자민련 총재와 김대중 대통령의 핫라인을 4공단 착공에 시의 적절하게 활용했다.
자민련에 입당, 4공단 조성에 정치의 명운을 걸다시피 했던 박의원은 대구에 내려와 있던 김대중 대통령을 구미4공단 착공식에 참석시키는 기지를 발휘했다.
4공단 착공식 당일 김대중 대통령은 대구 행사를 마치고 귀경할 예정이었다.그러나 박 세직 전의원은 대통령 비서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김종필 총재라는 핫라인을 활용, 예정에 없던 대통령의 4공단 착공식 참석이라는 역사를 쓰게 한 것이다.
구미에 대한 깊은 애착이 없이는 기대할 수 없는 역사적 순간순간들이었다.
돌아온 결과는 박 전의원에게 혹독했다. 4공단 착공을 통해 구미에는 경제 부흥의 꽃이 피어나기 시작했지만, 박 전의원은 2년 후인 2000년 실시된 16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신한국당에 열렬한 사랑을 보내던 야박한 지역민심이 그를 총선에서 내려앉게 했던 것이다.
하지만 훗날 세상이 살신성인의 삶을 평가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박세직이라는 정치의 꽃’이 지고 난 자리에 4공단이라는 구미공단부흥이라는 열매가 맺혔으니 말이다.
■김윤환 전의원
1997년 또한 정치의 격변기였다. 신한국당과 민주당이 한나라당으로 합당하던 당시 상황은 ‘정치세계에 영원한 우군도, 적군도 없다’는 일설을 증거해 보였다. 그만큼 혼탁했던 시절이었다.
그해 11월에는 합당 전당대회가 열렸고, 전국의 각 지구당은 당원을 전당대회장으로 실어나르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당시 신한국당 구미을 지구당 사무국장을 맡고 있던 김대호 전 도의원 역시 지구당 위원장인 김윤환 전 의원으로부터 당원을 전당대회장으로 집결시키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그러나 특정사안을 둘러싸고 감정이 상해있던 김대호 사무국장은 당원을 태운 버스를 전당대회가 열리는 서울이 아닌 포항으로 가도록 했다. 항명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위급상황이었다.그러나 결국, 허주로부터 독촉하명을 받은 김 전의원은 뒤늦게 행선지를 서울로 바꿨다.
허주에게 불려가는 김 전의원의 심정은 편할 리가 없었다. 김 전의원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하고 있었다.
“당장 그만두라고 불호령을 내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허주는 미소 띤 얼굴로 손을 잡으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지 마라”
자신에게 집착하는 특성의 자아를 극복해낸 공인으로서의 길을 가고 있지 않았더라면 배풀 수 없는 아량이었다.
■계모를 둔 아들
자아의 상황을 극복하고 타아의 길을 가는 이들의 일화는 평범하게 살아가는 서민들 세계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농촌 어느 마을에 계모 밑에서 살아가는 아들이 있었다. 계모는 자신이 낳은 2명의 아들에게는 온갖 사랑을 배푸는 대신 이붓아들에게는 끼니를 거르게 하는 등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계모 밑에서 마치 짐승처럼 살아가는 아들의 고행을 보다못한 아버지는 계모와 2명의 아들을 내쫒기로 결심했다.하지만 고통을 겪으면서 살고 있던 아들은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었다.
“2명의 아들과 계모를 내쫒게 되면 세명이 눈물을 흘리면서 살게 됩니다. 하지만 이대로 살아간다면 눈물을 흘리는 사람은 저 하나에 불과할 뿐입니다.”
결국 눈물어린 아들의 하소연을 받아들인 아버지는 계모를 곁에 두었다. 그 아들 또한 고통의 늪에서 벗어나올 수가 있었다. 아름다운 아들의 품성 앞에서 계모가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 또한 피어있는 꽃보다 열매를 맺히기 위해 스스럼없이 지는 꽃의 감동적인 삶과 다르지 않다.자신보다 타인의 아픔을 더 염려했기 때문이다.
■구미시▪국회의원 당선자 간담회
지난 12일 오전11시, 구미시청 3층 상황실에서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구미시▪국회의원 당사자 간담회가 열렸다.
상견례를 겸해 가진 간담회는 수년만에 열리는 시기성과 현안이 산적해 있다는 위급성 때문에 의미가 부여됐고, 그만큼 기대 또한 컸다.
이날 “반기나 분기별로 정례적으로 간담회를 열고, 현안문제를 협의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한 장석춘 당선자는 “기업 유치등 구미발전을 위한 현안 해결을 위해 시와 머리를 맞대겠다”면서 “초선 국회의원이기 때문에 국비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시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남유진 시장과 김익수 의장은 또“기업유치를 통한 민생경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국비사업에 긴밀히 협조해 시민의 바람에 부응하자”고 한목소리를 냈다.
반면 백승주 당선자는 박정희 대통령 100주년 탄신제와 관련 “밑그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대담한 기획안을 달라, 그래야 예산 확보 방안을 강구할 것이 아니냐”며 다소 공격적인 발언을 해 상견례를 겸한 간담회가 냉랭한 분위기로 가라앉았다. 백 당선자는 또 “시정현안과 관련된 자료를 주어야 순조롭게 일을 해결하지 않겠나. 시나 의회의 협력 시스템이 필요하다. 예산문제는 시간을 갖고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인은, 누가 자신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기대하기 보다 내가 남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이냐를 고민하는 지향성과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것 또한 공인으로서 지녀야 할 도덕적 덕목이다.
미래,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위험에 노출될 것을 알면서도 구미공단 부흥을 위해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는 당’을 탈당했던 박세직 전의원, 지구당 사무국장의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며 잔잔한 미소로 잘못을 관용해 주던 김윤환 전의원, 계모의 악행을 증오하기 보다 더 큰 사랑으로 감싸안은 이붓아들이 재삼 마음을 치는 봄날 아침이다.
공동의 현안을 풀려는 진심을 가진 공인은 자신을 먼저 들여다 볼 줄 알아야 한다. 상대가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바라기에 앞서 자신이 상대를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고민할 줄 알아야 한다.그래야 세상이 감동하는 법이고, 감동이라는 봄햇살을 머금은 공동체가 사랑과 번영의 꽃을 피우는 법이다.
서민들은 지금, 피어있는 꽃을 볼 여유가 없다. 열매를 맺히기 위해 과감하게 자신을 던지는 ‘지는 꽃’을 갈망하고 있다. 어렵고 힘든 지역상황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정치인,관용과 아량, 추진력이 넘쳐나는 신명나는 구미정치 세계를 시민들은 갈망하고 있다.
<편집국장▪편집인 김경홍>


김경홍 기자 / 입력 : 2016년 05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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